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이 연장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오자, 비트코인이 즉각 반응했다. 긴장 완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면서 가격은 주중 급락을 딛고 다시 7만7,000달러대에 안착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심리 변화에 그치지 않고,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과 맞물려 시장의 체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외교 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2차 협상이 연이어 불발되며 변동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신호를 내면서, 시장은 ‘전면 충돌’보다는 ‘협상 지속’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지정학 리스크가 디지털 자산 가격을 흔드는 전형적인 국면이지만, 이번에는 기관 수급이 하단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휴전 연장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 반등 흐름
글로벌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으로 26일 오전 8시 5분 비트코인 가격은 7만7,555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대 상승으로, 주말 7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흐름과 대비된다. 주 초반에는 7만4,000달러선이 무너지며 흔들렸지만, 22일 이후 반등세가 뚜렷해지면서 23일 한때 7만9,000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가격이 다시 살아난 배경으로는 휴전 종료 시한을 앞두고 커졌던 불안이, 연장 발표 이후 누그러진 점이 꼽힌다. 협상 결렬이 곧 군사 충돌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반영됐던 만큼, 긴장 완화 신호 자체가 단기적으로는 강한 매수 동기가 됐다. 중동발 뉴스가 디지털 자산을 흔드는 흐름은 최근에도 반복돼 왔는데, 관련 맥락은 국제 긴장이 디지털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정리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이란 외교 불확실성과 협상 불발이 남긴 변동성
이번 주 초 하락의 직접적 계기는 2차 협상 불발이었다. 휴전 종료 시한이 미국 동부시간 기준 22일 오후 8시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대화가 진전되지 않자 전쟁 재개 가능성이 부각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불안을 키웠다. 이런 국면에서 시장이 빠르게 위험회피로 기울며 가격은 7만4,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하지만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히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는 이란 내부가 분열돼 있고, 파키스탄의 요청이 있었다는 취지의 설명과 함께 이란 측 제안이 제출돼 논의가 결론에 이를 때까지 공격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투 재개 가능성에 베팅하던 포지션이 급히 정리되면서 가격 반등을 키운 셈이다.
협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5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파키스탄행이 전해지며 2차 회담 개최 기대가 커졌지만,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단 파견 일정을 취소했다고 알려지면서 상승 탄력은 제한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 “전쟁 재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며, 당장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긴장이 잦아드는 듯하다가 다시 고개를 드는 흐름은 BTC 매도 압력 우려처럼 변동성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슈와 맞닿아 있다.
핵심은 외교 신호가 ‘완결된 합의’가 아니라 ‘대화 지속’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일부 되돌렸고,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지정학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위험자산이라는 성격을 다시 드러냈다. 다음 흐름은 외교 일정이 아니라, 그 일정이 만들어내는 심리와 수급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ETF 자금 유입과 기관 매수, 암호화폐 시장에 쌓이는 ‘하단 신뢰’
가격 반등을 설명하는 또 다른 축은 기관 수급이다. 파사이드 인베스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2개 현물 비트코인 ETF는 14~21일 6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총 15억3,770만달러를 흡수했다.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변동성이 부각되곤 했지만, 이번에는 ETF 흐름이 ‘하단’을 두텁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로 알려진 스트래티지(Strategy)도 지난 일주일 동안 25억4,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이는 2024년 11월 이후 최대 매입 규모로 전해졌다. 중동 변수로 흔들리던 시점에 기관이 포지션을 늘렸다는 점은, 뉴스 한 줄에 좌우되는 단기 매매와 다른 결의 신호로 읽힌다.
전망도 뒤따른다. 타이거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목표가로 14만3,000달러를 제시하며, 기관 자금 재유입과 온체인 지표(MVRV-Z, NUPL, aSOPR)가 극단적 공포 구간을 지나 저평가와 균형의 경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장기 보유자의 평균 진입가 상회, ETF 유입의 지속성, 연준의 금리 인하가 맞물릴 경우 목표치 접근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결국 이번 사안이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연장 발표는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뉴스를 즉각 가격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고, 동시에 ETF와 기관 매수는 ‘급락의 깊이’를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다음 변곡점은 외교 뉴스의 결말이 아니라, 그 사이에도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느냐는 데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휴전 연장과 관련한 정치권 발언은 암호화폐 변동성의 촉매가 됐다. 발표 직후 가격이 움직이는 속도는,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최근 흐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