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EU 집행위원회가 OpenAI의 챗봇 ChatGPT를 디지털서비스법(DSA) 체계에서 더 강한 감독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플랫폼 규제의 한가운데로 들어오고 있다.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ChatGPT를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아니라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 범주로 분류할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불법 콘텐츠 대응, 위험 평가, 투명성 보고 등 규제 의무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동시에 서비스가 처리하는 방대한 이용자 입력과 출력이 유럽의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보호 논의와 맞물리면서, 기술 기업들이 단순 기능 경쟁을 넘어 컴플라이언스 역량까지 시험받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EU가 OpenAI의 ChatGPT를 DSA ‘검색엔진’으로 볼지 검토한 배경
핵심은 ChatGPT가 이용자의 질의에 대해 외부 정보를 탐색·정리해 답변하는 방식이, EU가 디지털서비스법에서 정의하는 온라인 검색 기능과 어느 정도 닮아 있느냐는 점이다. 한델스블라트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가용한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ChatGPT가 더 높은 등급의 감독 대상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류가 바뀌면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과 시스템 리스크를 다루는 규정 적용이 확대될 여지가 생긴다.
DSA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특히 ‘매우 큰’ 규모로 분류되는 인터넷서비스에는 투명성 공시와 위험 완화 조치가 더 촘촘하게 요구된다. 생성형 AI가 검색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판단이 서면, 기존 검색 사업자들이 받아온 책임의 일부가 대화형 AI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 쟁점은 “대화형 응답이 검색 결과와 동일한 사회적 파급을 가지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며, 다음 단계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DSA 제11조와 OpenAI의 정부 요청 포털 ‘Kodex’가 의미하는 것
OpenAI는 자사 도움말 센터를 통해, DSA 제11조에 따라 정부 당국과의 소통을 위한 연락 창구로 정부 요청 포털(Kodex)이 지정돼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는 회원국 당국, EU 집행위원회, 유럽 디지털 서비스 위원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절차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유럽 내에서 서비스가 제기할 수 있는 위험이나 불만, 정보 요청이 생겼을 때 대응 경로가 제도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도 전통적 플랫폼과 유사한 감독 체계 아래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대목은 기술 기업 입장에서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책임소재가 명확해지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분류가 강화될수록, 외부 감사나 리스크 평가의 깊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관심사다.
강화된 규제 의무가 현실화될 경우 달라지는 컴플라이언스
만약 ChatGPT가 DSA상 더 엄격한 범주로 지정되면, 법률이 요구하는 문서화와 공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특히 불법 콘텐츠 확산, 선거·공중보건 등 사회적 리스크, 알고리즘적 증폭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완화했는지에 대한 설명 책임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다. 플랫폼 규제가 광고 투명성, 추천 시스템의 책임, 신고·처리 절차의 신뢰성까지 포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성형 AI의 운영정책도 더 세밀한 형태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실제 현장에서의 변화가 “기능 업데이트 속도”보다 “검증과 기록의 속도”에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컨대 유럽 시장을 상대하는 디지털 서비스팀은 제품 변경 시마다 위험 평가와 내부 승인 절차를 동반해야 하고, 고객 지원과 정책 집행 조직도 EU 규정에 맞춘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규제가 강화되는 순간, 서비스 운영은 기술·정책·법무가 결합된 상시 체계로 옮겨간다.
플랫폼 규제와 온라인 광고, 투명성 요구의 연결고리
DSA의 큰 축 중 하나는 이용자 보호와 광고 투명성이다. 유럽의 플랫폼 규제 흐름을 정리한 유럽 규제와 플랫폼 광고 변화 같은 분석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검색·추천·요약의 접점에서 이용자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면, 광고 표시나 스폰서드 콘텐츠 식별 같은 전통 이슈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옮겨붙을 수 있다.
이는 단지 광고 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용자가 어떤 정보가 상업적 유인에 의해 형성됐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는, 생성형 AI의 답변 구성 방식과도 직결된다. 결국 투명성 강화는 서비스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 되고 있다.
프라이버시와 데이터보호 쟁점이 인공지능 서비스에 미치는 파장
규제 논의가 DSA로만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입력 데이터에 개인 정보가 섞일 수 있고, 출력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민감한 추론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그래서 프라이버시와 데이터보호는 DSA의 안전·투명성 논의와 함께, 유럽 디지털 정책 전반에서 빠지지 않는 축으로 다뤄진다. 유럽의 이용자 보호 관점과 플랫폼 책임을 다룬 유럽 플랫폼 사용자 보호 같은 정리는, AI 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EU가 AI 규정 적용 시점을 일부 조정하는 등 규제 운영의 속도 조절을 시도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다만 DSA는 이미 시행 중인 체계인 만큼, 생성형 AI가 플랫폼 규제 영역에서 어떤 지위를 갖는지에 따라 기업 실무가 먼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이번 이슈는 “AI 혁신을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컴플라이언스 구조가 필요하냐는 문제로 수렴한다.
OpenAI에 대한 분류 검토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든, 유럽 시장에서 대화형 AI가 단순한 앱을 넘어 규제 체계의 핵심 행위자로 다뤄지는 흐름만큼은 되돌리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