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가 주택 수요를 누르는 방향으로 규제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강남 3구와 이른바 한강 벨트의 오름폭은 일부 둔화했지만, 상승 흐름 자체는 이어지며 시장 과열 신호가 반복됐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주택 규제 지역을 넓히고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까지 겹치면 거래의 속도는 한층 늦어질 수 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는 서울시와 정부의 시각차가 이어지며, 단기 처방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다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서울 주택 규제 정책을 다시 조이는 배경
한국부동산원이 12월 첫째 주(1일 기준) 발표한 주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상승해 44주 연속 올랐다. 전주(0.18%)보다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방향은 같았다. 가격을 끌어올려 온 강남 3구도 강남구 0.23%에서 0.19%로, 서초구는 0.22%에서 0.21%로, 송파구는 0.39%에서 0.33%로 오름폭이 낮아졌다.
한강 벨트로 분류되는 마포구(0.18%→0.16%), 성동구(0.32%→0.26%) 역시 열기가 다소 식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숨 고르기일 뿐”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실제로 강남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비강남권으로 번지는 조짐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추가 정책을 통해 수요 억제의 강도를 높일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규제와 규제지역 확대 논의가 겨냥한 지점
정부의 10·15 대책은 금융 규제를 통해 과열된 수요를 먼저 누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수도권에서 15억원 초과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종전 6억원에서 축소됐고,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허용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한을 1.5%에서 3%로 올려, 이른바 ‘스트레스 금리’ 부담도 커졌다.
규제지역도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넘어 마포·성동·광진 등 한강 벨트와 경기 분당·과천 등으로 넓어졌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LTV와 DTI가 40%로 묶이고, 1주택자가 추가로 매입할 때 취득세 중과나 전매 제한 같은 장치가 따라붙는다. 정부는 서울 집값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붙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 전역 또는 과천·분당신도시까지 묶는 시나리오도 거론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2025년 6월 26일 보도에서 관계부처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확대와 함께 대출 규제 강화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LTV·DTI 재조정,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대출 제한의 부활, 2주택 이상 주담대 제한, 40·50년 만기 주담대 축소, 전세자금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왔다. 대출이 막히면 거래가 얼어붙는 대신, 현금 여력이 큰 수요만 남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다음 관전 포인트다.
관련 논의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금융·세제 중심의 종합 패키지’가 실제로 어디까지 확장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급과 임대차 거주 안정 과제, 서울시와 정부의 엇박자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당정은 수도권 공급 확대 카드를 함께 꺼내 들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과거 공급 계획에 포함됐던 유휴부지나 그린벨트 해제 가능지 활용이 다시 논의되고, 노원구 태릉CC,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서초구 국립외교원 부지 등 공공부지 후보가 거론돼 왔다. 국방부·농림축산식품부·국가유산청 등이 보유한 공공용지 활용도 부처 간 논의 대상으로 올라 있다.
하지만 서울 도심 공급은 속도가 핵심인데, 과거 사례는 녹록지 않다. 국토부가 2020년 국·공유지 20여 곳에 2028년까지 3만3000가구 공급을 제시했으나, 관계기관 조율과 주민 반발로 대부분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공급이 실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길어지면, 규제 강화가 시장에 남기는 것은 ‘거래 위축’뿐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결국 관건은 계획이 아니라 실행 일정과 주민 수용성이다.
여기에 서울시와 정부의 접근법 차이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LH 등 공공 주도의 물량 확대를 강조하는 반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같은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에 무게를 둔다. 목표는 같아도 방식이 갈리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병목이 생기기 쉽다. 분양가, 금융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변수가 겹치면 민간 사업의 채산성이 흔들리고, 공공 주도 방식은 가용 부지가 제한적이라는 약점이 반복된다.
주택을 ‘사는 문제’만이 아니라 임대차와 연결된 생활 문제로 보면, 거주 안정과 주거 복지 역시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대출 규제로 매매가 막히면 전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고, 전세자금대출까지 조이면 세입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규제 강화가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될지, 주거비 압박을 키우는 요인이 될지는 정책 설계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시장이 어디에서 먼저 반응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